두 번째 걸음마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에 세화(가명, 30세) 씨는 현관문까지 절뚝이며 힘겹게 걸어 나와 환하게 웃습니다. 그녀는 지금 ‘두 번째 걸음마’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세화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어머니와 이복동생들을 만났고, 새로운 가족과 살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속에서 그녀는 늘 외톨이였습니다.
유년 시절의 깊은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 섭식장애, 불면증, 우울증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세화 씨는 잘 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서 제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외톨이였고, 퇴근 후 엄습해오는 극심한 외로움에 술을 찾게 되었습니다. 술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갈수록 깊어지는 우울증에 허우적거렸습니다.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졌고 병원을 찾아 회복해보려 노력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그녀는 2019년,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부서진 몸이 꽁꽁 묶여 있는 채 병원에 누워 있었습니다. 기적처럼 살게 되었지만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다시 걷기 위해서는 기나긴 재활이 필요했습니다. 수개월 만에 돌아온 집에는 여전히 혼자였습니다. 그간 체납된 월세와 공과금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 있었습니다. 다친 다리로는 오래 걷거나 앉는 것이 어려워 당장 직장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 자신을 찾아준 이들이 없었다면 이전과 같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주저앉아 있던 세화 씨를 따스한 사랑으로 일으켜준 이들은 주민센터와 사회복지관의 복지사였습니다. 그녀는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지만, 힘을 얻었고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걷고 계단을 오르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삶을 포기하려고 내디뎠던 그녀의 발걸음이 이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걸음마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천천히 걷다 보면 예전처럼 걷고 뛰며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늘 곁에 있어 주는 고마운 반려견을 산책시켜주지 못해 마음이 쓰인다던 세화 씨가 어느 볕 좋은 날, 반려견과 행복하게 거닐 수 있는 날을 꿈꾸어 봅니다. 그녀의 ‘두 번째 걸음마’가 새 삶을 향한 희망의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사랑으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사목국(051-516-0815)?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부산은행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